어느 대감댁에 미모가 뛰어난 몸종이 있었는데 주인집 못된 아들은 매일같이 부인 몰래 나와 몸종을 겁탈했다.그러던 어느 날 심한 기침감기에 들게 되어 병석에 눕게 되는데 감기에 좋은 약초를 이것저것 구해 먹어 보지만 기침은 점점 심해지기만 한다.
‘어째서 이런 몹쓸 감기에 걸렸을까’하며 한탄을 하던 사내에게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던 부인은 “몹쓸 짓을 했으니 몹쓸 병에 걸린 것”이라며 톡 쏘아 붙인다.
기침이라는 것은 당연히 폐의 병이다. 물론 기관, 기관지, 모세기관지, 허파 등을 나눠 진단을 내리지만 모두 폐계(肺系)라고 칭해 폐의 병으로 간주하며, 한방으로는 폐계내과 치료과목이 된다.
위 일화의 사내가 현대의 인물이라면 진해제, 거담제, 진통제, 항생제, 해열제 등을 복용했을 것이고, 실제 기침감기에 좋다고 구해 복용한 약초들 역시 강도는 차이가 있었겠으나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는 의료법이나 약사법의 규제가 없던 시기였으니 마두령 등 독한 약재들도 구해서 복용했을 것이고 전호, 은행, 도라지, 복숭아씨, 살구씨 등 흔히 기침에 좋다고 알려진 약재, 소염에 도움이 되는 약초들 등 이것저것 복용했을 것이다. 복용직후에는 개선사항도 있었을 것이나 기침은 다시 심해졌으리라 추측된다.
현대에도 비슷한 과정을 겪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보통의 기침은 하루 이틀 약을 복용하면 그만이지만 1개월 이상 증세가 계속 반복되는 경험을 겪어본 적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폐와 기관지의 치료를 해도 증상만 일시적으로 호전이 되었다가 재발이 되고 있다면 병의 원인은 다른 데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의학적으로는 오장육부의 허실을 판단해 원인을 찾아내게 되는데 위의 사내는 그 중에서도 신장이 원인이었으리라 추측된다.
이전 글에서는 술과 문란한 성생활로 신장이 손상당한 남자의 일화를 소개했는데 이번 글의 일화 역시 남자는 과도한 성생활로 신장이 허약해 졌을 것이다.
신장의 역할 중 열의 순환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것이고, 한의학적으로 허화(虛火)라 불리는 열기가 제어되지 않는 상태로 폐를 공격, 외부 온도변화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기관지를 중심으로 염증을 반복적으로 일으켰을 때 현상이다.
땀을 빼면 감기가 잘 낫는다는 상식과 달리 수면 중 식은땀만 흘리며 증상이 더 악화됐겠고, 아마도 오전보다는 저녁이후에 기침이 더 심했으리라 추측된다.
서두에 있는 일화의 사내에게 우선 시도해 볼 수 있는 처방이 바로 쌍화탕이다.
http://stuffkoreanmomslike.blogspot.com/2009/02/54-chinesekorean-herbal-medicine.html
쌍화탕은 기침을 가라앉히는 약재가 전혀 배합되지 않지만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사실 쌍화탕은 기침약이라기보다 정력강화에 더 효과가 좋은 약이다. 매우 간략화하면 일종의 면역기능증강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현대적 의미의 면역증가와는 거리가 있다. 자세히 들어가면 간, 신장, 폐의 생리, 병리적 연관성까지 들어가야 하므로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쉽게 설명하는데 무리가 있다.
그나마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하자면 쌍화탕은 정력과 체력을 보완하는 약인데, 위의 일화속 주인공은 문란한 성생활로 체력을 해친경우라 하겠다.
쌍화탕을 복용한다고 갑자기 성욕이나 발기력 등 향상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성생활 이후의 보완에 특효가 있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과도한 성생활이 주원인이 되는 허리의 통증, 무릎 시린증상, 만성의 피로감과 더불어 위와 같이 오래되도록 낫지 않고 지속되는 기침에 특효가 있는 약이다.
기침으로 약국에 가면 흔히 알약과 함께 쌍화탕을 권유 받은 경험이 한번쯤을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쌍화탕이 감기약으로 오인되고 있다. 사실 판매되는 쌍화탕들은 약이라고 불리기에는 유효성분이 너무 미미해서 복용에 의미가 없고 맛만 좋게 만들어낸 차(茶)수준이다. 그러나 안 먹는것보다는 나을 테고 가격도 매우 저렴하니 먹어둬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원방의 쌍화탕을 복용해 보면 텁텁하거나 시큼해서 맛이 없고 매우 진한편이다.
기침 오래가면 쌍화탕을 복용하라는 결론이 아니다. 기침을 장기간 낫지 않게 하는 원인은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은 과도한 성생활은 폐에도 영향을 끼쳐 만성의 기침을 유도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것으로 이전의 내용과도 연결되는 사항이다.
너무 밝히면 뼈 삭는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천안 신부동한의원 성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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