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목/성클리닉

어른을 위한 성교육(1)

천안아저씨 2011. 11. 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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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의 과정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무엇인가?’라는 고등학생 대상의 설문조사의 결과가 발표되자 많은 어른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위로 꼽은 것이 ‘피임도구의 실제 사용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성교육을 시작한지는 20여년이 채 되지 않았고, 8~90년대만 하더라도 여자들만 중학교 가정과목에서 기초적인 성교육이 교과과정에 포함된 정도였기에 그 즈음의 시기를 거친 어른들의 입장에선 놀랍고 걱정스런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한편, 근래 들어 해외의 성교육 수업 장면이 공개되면서 어른들은 또 다시 경악케 된다. 수업시간에 남성의 성기를 본뜬 모형을 놓고 콘돔을 씌우는 실습을 하는 여학생들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청소년에게 오히려 성생활을 부추긴다며 질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동급생을 윤간하는 10대, 으슥한 장소에서 섹스를 하다 CCTV에 잡혀버린 중학생, 혼자 숨어 아이를 낳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간 여고생 등등 청소년들의 잘못된 성행위 혹은 성범죄가 하루가 멀다 하고 TV를 장식하지만 어른들은 성교육의 수위를 자신의 청소년 시절에만 맞추고 있는 것이다.

 

엉성한 성교육만을 받고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되면 결국 성에 무지한 성인이 될 뿐이니 현재의 성인들도 따로 성교육을 시켜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가 된다.

 

어른 역시 성에 무지하긴 마찬가지이다.

 

당장 지갑을 집에 놓고 온 상황. 주머니에 있는 현금은 5천원. 애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편의점에 들러 전 재산 5000원으로 콘돔을 살 것인가 아니면 컵라면에 김밥이라도 사서 저녁 끼니를 해결할 것인가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 성인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http://herbalcures.anyhow5.com/category/use-condom/

 

실제로 위와 유사한 경우의 글이 인터넷에 경험담이라며 올라온 적이 있었고, 실화속의 젊은 남자는 콘돔을 포기했으며 그 애인은 약간 싫은 내색을 보인 정도였다고 한다.

 

아마도 혈기왕성한 나이에 애인사이인 젊은 남녀가 같이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을 때 손만 잡고 잠을 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꼭 콘돔이 필요한가에 대한 계산을 하면서 생리주기 계산을 했을 것이고 피임주기에 속한다면 안심이 되었을 것이다. 혹여 임신가능한 날이거나 심지어 임신에 최적시기인 배란일이 다가왔더라도, 혹은 생리주기가 불규칙해 계산이 불가능할지라도 질외사정이라는 방법이 있으니 콘돔의 중요성은 그다지 크다고 생각되지 않았을 것이다.

 

피임도구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콘돔은 순수하게 피임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물론 안쪽에 마취제를 발라 사정을 지연시키거나, 바깥쪽에 돌기를 만들어 성감을 확대시킨다거나 하는 기능을 추가한 제품도 있지만 주요한 콘돔의 기능은 피임과 성병예방이다.

 

물론 콘돔으로 막을 수 없는 성병도 존재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방어기능의 도구가 된다.

 

‘내 애인은 정숙하기 때문에 나에게 성병을 옮길만한 짓을 하고 다니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반론을 펴는 성인이 있기에 더더욱 성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 하자면 애인이 본인 생각보다 정숙하지 않을 수 있고, 현재는 정숙하더라도 과거는 알 수 없으며, 당신에게 처음으로 몸을 허락한 여성일지라도 성병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 애인과 헤어지고 난 수년 후 결혼을 하게 됐을 때 본인의 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반대로 당신이 성병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당신과 헤어진 수년 후 그 애인은 본인이 성병에 걸려있음을 발견할 수 도 있다.

 

성매매의 경우는 더더욱 문제가 된다. 생리를 하면 수입이 없어지는 직업의 특성상 아마도 매춘을 하는 여성들은 정기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할 것이니 임신의 걱정은 덜할 것이다. 성매매를 하면서 콘돔을 사용하는 이유가 피임은 아니고 당연히 성병예방이 된다.


그러나 콘돔의 이물감을 싫어하는 남성은 이 경우에도 착용을 하지 않는다. 직업상 철저히 관리할 테니 오히려 보통의 여자들보다 더더욱 안전하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임질정도의 성병은 한두 번쯤 겪어보게 되고, 처음 자신의 성기에서 흘러나오는 고름을 보면 기겁을 하겠지만 항생제 며칠 먹으면 그만이라는 경험을 토대로 이후에도 콘돔사용을 하지 않는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의 본론을 이야기 해 보기로 한다.

 

천안 부부클리닉 나래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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