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가 문의합니다.
"지금 딸을 임신했는데 아들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딸이라는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산부인과 선생님이 초음파 사진을 보고 아기가 엄마닮았네요라고 하셨어요"
"그런 방법 없습니다"
"어떤 한약방에서 그러는데 동의보감에 있대요"
아들 출산에 대한 스트레스... 여전한거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만 방법은 없습니다.
http://tgem.wordpress.com/2010/05/19/defining-gender-equality/
동의보감에 아들로 바꾸는 처방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책을 꺼내 봅니다.
[동의보감 제 10권 잡병편 부인과 - 전여위남법(여자를 바꾸어 남자로 만드는 법)]
- 임신 3개월 이전에는 바꿀수 있다고 하는 책이 있다.
- 닭장에 도끼를 매달아 놓으면 숫병아리만 태어난다고 적힌 책이 있다.
- 석웅황을 비단주머니에 넣어 왼쪽허리에 매달고 다니면 아들낳는다는 소문이 있다.
- 활줄을 비단주머니에 넣어 왼팔에 차고 다니거나 석달동안 허리에 매달고 다니면 된다고 적힌 책도 있다.
- 임산부가 원추리꽃을 허리에 차고 다니면 아들 낳는다는 소문이 있다.
- 수탉의 꼬리 3개를 임산부 몰래 이불에 넣고 자면 된다고 적힌 책이 있다.
위의 내용이 동의보감에 적혀있는 전부입니다.
다른 일반적인 단원과 다르게 생리, 병리, 침법, 처방이 나와있지 않고 "이렇다더라"는 정도의 나열뿐입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던 시대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세미나가 열려 인쇄되어 출판되던 시기도 아니고, 그저 소문이 돌면 먹을갈아 붓으로 적던 시기입니다.
당대 최고의 의서를 쓰겠다는 작정을 하였고 항간에 도는 소문을 기록했을 수 도 있지만 저런식의 기록만 해 놓고 다음장 "임신시 입덧의 원인, 증상, 치료예후와 처방"편으로 넘어갑니다.
동의보감에도 아들만드는 법이 나와있다란는 말 거짓말입니다.
동의보감에는 그런 처방 없습니다.
제가 요즘에 실제로 들어본 소문을 적겠습니다.
- 산모가 은으로 만든 도끼를 베고자면 딸의 영혼이 무서워서 도망가고 아들만 생긴다.
- 누에똥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
이 글을 몇백년 후에 누군가 보고서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동양인의 글을 보니 은도끼어쩌구 누에똥 어쩌구 하면서 아들낳는 법"이 나와있단다. 은도끼에 누에똥을 묻히거나 누에똥에 은가루를 뿌려서 해보자.. 라는 해프닝이 발생할까요?
정리합니다.
임신한 아이를 아들로 바꾸는 법 없습니다.
적어도 동의보감에는 그런 약 없습니다.
누군가 동의보감을 들먹이면서 아들을 낳는 약을 만들어 준다면 사기입니다.
천안 나래한의원
041-555-7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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