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소설 요요현상)

천안아저씨 2007. 11. 21. 18:00

[N양의 일기]

 

160Cm에 60Kg 나는 비만이다. 살을 빼야한다.

새벽같이 전철을 타고 출근해 야근까지 하고 늦게 돌아오는데다가 업무상 피곤해 운동까지 하기에는 너무 피곤할 듯 싶다.

당장 식사량을 줄여야 겠다.

 

나는 술도 안먹고 고기도 별로 좋아하는 편이 못되고 패스트푸드도 싫어한다.

음식량만 조금 줄여봐야겠다.

 

여기저기 웹사이트를 통해 계산을 해보니 내 하루 평균 섭취하는 칼로리는 2000칼로리이다. 한국 일일섭취 칼로리를 생각하면 평균이기는 하지만 1500칼로리로 줄이고 혹 아침 점심을 많이 먹으면 저녁식사는 칼로리가 없는 상추나 곤약같은 것으로 먹어 철저히 관리를 해야겠다.

 

[N양의 몸속]

 

"하루 공급되는 음식의 양이 대폭 줄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되는가"

"하루 평균 25%정도의 감소로 추정됩니다.."

"뇌에 신호를 보내도록! 배고프다고 전달해"

 

[N양의 일기]

 

배가 고프다. 조금 줄였을 뿐인데 참기 힘들정도로 고프다. 평소보다 일이 많아진것도 아닌데 단지 하루 500칼로리를 줄였을 뿐이고 상추나 곤약도 자주 먹는데 그래도 배가 고프다.

 

회사 동료한테 식욕억제제를 추천받았다. 처방받아서 복용해 봐야겠다.

 

[N양의 몸속]

 

"공급되는 음식의 양이 늘지를 않고 있습니다"

"배고프다는 신호를 더욱 강력하게 자주 보내도록"

"통신 두절입니다! 어떤 화학물질이 유입되어 통신을 방해받고 있습니다"

"우선 이전에 비축해 두었던 지방을 연소시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도록 한다. 체내에 비축된 지방드을 조금씩 꺼내어 필요한 양만큼 사용하도록. 비상사태이니 재정담당 고문은 항상 출석하라."

 

[N양의 일기]

 

체중감소가 느껴진다. 식욕억제제 덕분에 공복감이 사라져 음식이 줄었어도 배고픈게 잘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포만감마저 있다.

체중도 55Kg으로 줄어있다. 예전보다 근력이 떨어진 듯 하지만 어차피 사무실에서 컴퓨터 다루는게 주업무라 크게 문제될것도 없고 식욕억제제의 부작용도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N양의 몸속]

 

"재정담당 고문! 현재 상태를 분석해 주시오"

"일일 평균 2000칼로리가 공급되던것이 1500칼로리로 감소되고 몸의 주인은 더 이상 공급을 늘려 줄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에 비축해 두었던 지방을 소모해 필요한 양을 보충하는 중입니다."

"곧 지방자원이 고갈되겠군. 어떻게 해야 좋겠소"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줄여야 합니다. 우선 잘 사용하지 않는 골격계의 근육부터 정리해고 해야겠습니다. 그들은 적은 움직임에도 소모하는 칼로리가 너무 높습니다."

 

[N양의 일기]

 

체중감소의 속도가 더딘거 같다. 음식을 더 줄여서는 안될듯하고 일단 유지는 되는 듯하다.

 

[N양의 몸속]

 

"현재 상태는 어떻게 되었소?"

"근육의 퇴출로 하루 소모하는 칼로리를 1400정도로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여전히 하루 1500칼로리만이 공급되고 있지만 오히려 50칼로리 정도는 여유가 있습니다. 남는 칼로리는 지방으로 바꾸어 다시 비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유지시킬수 있겠소?"

"예 만약 공급량이 더이상 줄어들지만 않으면 계속 유지가 가능하고 만약 공급량이 더 줄어든다면 재차 구조조정을 하면 됩니다."

 

[N양의 일기]

 

체중감소가 멈추었다. 더이상 줄어들지 않는다. 힘이 없어 음식을 더 줄일 수도 없다. 한달에 무리하지 않고 2Kg씩만 뺄 계획이었는데 3개월만에 더이상의 진전이 없다.

 

[N양의 몸속]

 

"보고하시오"

"현재 꾸준한 1500칼로리의 공급이 지속된지 3개월이 되었고, 현재 구조조정을 통해 완전히 안정된 상태입니다. 더이상 근육을 퇴출 할 필요도 없고 초기에 소모되었던 지방도 조금씩 재보충 해가는 중입니다."

 

[N양의 일기]

 

더이상 못참겠다 내가 뭐하러 이리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면서 까지 다이어트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식욕억제제도 끊고 먹고싶은것들도 조금씩 먹어야 겠다. 단, 전에 먹던 것보다는 역시 적어야겠다. 내 아직 다이어트를 완전히 포기한것은 아니다. 하루 1800칼로리 정도로 유지시켜야겠다.

 

[N양의 몸속]

 

"음식물 공급이 늘어났습니다."

"어느정도 양인가?"

"하루 평균 300칼로리 정도가 더 유입되고 있습니다. 뇌에 통하는 통신장애도 정상으로 돌아와 적당한 시간이 되면 알아서 공급을 해 줍니다."

"재정담당 고문을 부르게"

 

"현재 상황을 어찌해야겠소?"

"하루 평균 350칼로리 정도의 잉여에너지 유입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따로 소모하는 곳이 없으니 지방으로 변환시켜 저장토록 하는것이 좋겠습니다."

 

[N양의 일기]

 

체중이 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음식 줄일때는 조금씩 밖에 안빠지더니 다시 올라가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다시 식사량을 줄여야 하는걸까.

 

[N양의 몸속]

 

"상황을 보고하시오"

"하루 350칼로리의 과잉공급으로 저장되는 지방의 양이 늘어나면서 점차 신체의 질량이 증가되고 있습니다. 늘어난 질량만큼 같은 동작에 필요한 에너지가 미묘하게 증가하는 중이고 필요에 의해 근육의 양이 부족해 고용을 늘리도록 지시했습니다.

필요한 근육이 투입되면 하루 200칼로리정도가 더 소모될듯하고 따라서 앞으로는 하루평균 150칼로리 정도는 저장이 가능해 보입니다."

 

[N양의 일기]

 

다시 60Kg이 되어 버렸다. 나는 무엇때문에 수개월간 다이어트를 한것일까...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음식을 줄여먹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은 60Kg이다.

뭐하러 그리 연구를 했는지, 칼로리 계산을 했는지... 최대한 지방을 줄이고 영양소 섭취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다시 예전처럼 먹으면 오히려 60Kg을 넘어설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참고는 있다.

 

[N양의 몸속]

 

"현 상황을 보고하시오"

"모두 정상이 되었습니다. 근육의 양도 적정수준이고 공급되는 칼로리도 1800칼로리 수준에서 유지중이고 하루평균 150칼로리는 꾸준히 비축하는 중입니다."

"신체 전반적인 상황은 어떻소?"

"몸의 주인이 영양에 나름대로 신경을 썼는지 골격계나 자궁, 심장, 호르몬, 신장 등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여 근육의 양은 조금 줄어든 상태이고 축적되는 지방의 양은 오히려 늘어있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중입니다."

 

[N양의 일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았다. 체지방 검사를 해 보시더니 체중은 그대로 60Kg이지만 오히려 체지방이 늘어났고 근육의 양은 줄어들었다고 한다. 수개월의 다이어트를 통해 생긴 변화는 근육이 줄어들고 그만큼 지방이 늘어 같은 몸무게지만 더 뚱뚱해 보이게 되고 근력이 약해졌다고 한다.

 

[N양의 주치의 일기]

 

도대체 환자가 말을 안듣는다.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하라고 했는데 도무지 운동을 않는다. 음식 줄이는 거야 약 먹으면 쉽게 할 수 있겠지만 운동하라는 말은 듣지를 않는다.

 

[블로그 주인]

 

글은 아무나 쓰는게 아니다 아 재미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