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뉴하트라는 드라마가 있는지도 몰랐고 무슨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상당수의 한의사들이 분노를 하고 있던데... 어느 방송국에서 하는 드라마인지도 모르겠고 내용을 찾기 번거로와 물어보았더니
"수술전 한약을 먹으면 간수치가 높아져서 수술할수 없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의사는 환자의 간수치가 높아져 수술을 할 수 없고 그 원인이 한약이라고 주장을 하고있고, 한의사는 그런 한약을 처방해 주었을리가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가....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문제는 의료용한약재가 아닌 식품용한약재의 불법조제가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수술전 여러가지 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하더라도 전문가에 의해 조제되고 안정성의 검사가 이루어진 약재로 조제된 것을 복용한다면 문제될 리 없으나 그렇지 않고 비전문가에 의해 안정성검사 없이 조제된 한약은 간수치 뿐만 아니라 중금속 중독, 신장기능 저하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양방과 한방의 입장에 서서 보자.
우선 양방에서는 수술을 하려면 마취와 항생제를 필요로 한다.
마취제나 항생제는 사람의 몸에서는 독극물에 해당하며 이 독극물과 같은 강한 약들은 간에 무리를 주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병원에서 아무나 마취제를 다루는 것도 아니며, 항생제를 남용하는 병의원은 경고를 받도록 되어있다.
이렇게 간에 무리한 영향을 끼치더라도 수술처럼 몸을 째고 외부에 장기를 노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취제와 항생제가 필수이다.
그런데 수술전에 환자의 간수치가 높아져 있다면 어떨까? 그렇지 않아도 간에 무리한 자극을 주는 마취제와 항생제를 투여를 해야 하는데 이미 간 수치가 높아져 있다면?
당연히 수술을 거부하게 된다. 이미 마취제와 항생제 만으로도 충분히 환자에게는 부담이 되는 것인데 거기에 간수치가 이미 높아져 있다면 수술을 안전하게 마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수치를 높이는 한약을 먹었다면 의사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만도 한 일이다. 해당 한약이 간수치를 높이는 약인지 상관없는 약인지에 대해 양의사는 자신의 지식밖이므로 알 수는 없다. 사실 한약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기때문에 오히려 일반인보다 한약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쯤에서 한방의 입장을 보자.
한약중에는 당연히 간수치를 높이는 한약도 있으며 간수치를 낮추는 한약도 있다. 간기능에 장애가 있을때 한약을 통해 수치를 정상화 시키는 한약처방이 존재하는데 "한약=간수치높임"이라는 공식은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에게 간수치를 올리는 한약을 줄 만한 한의사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의원에 가 본적이 있는가? 한복을 입고 온돌방에 앉아 진맥하고 먹을 갈아 붓글씨로 한약을 처방해주고 있다고 상상을 하고 있을 지 모르겠으나 현대과학이 들어오면서 한의학도 지속적으로 현대화를 해 왔다.
수술이 무엇인지 모를 리 없으며, 수술을 앞 둔 환자에게 간을 힘들게 할 만한 약을 처방해 줄 리도 없다. 17세기의 한의사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왔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럼 도대체 누가 잘못일까?
의사는 환자의 간수치가 높아져 수술을 할 수 없고 그 원인이 한약이라고 주장을 하고있고, 한의사는 그런 한약을 처방해 주었을리가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
문제는 한약의 출처이다.
과연 그 한약을 누가 처방을 한 것일까? 그리고 어떤 한약재로 달여진 것일까?
한약재부터 알아보자.
한약은 일반 식재료의 조합으로 약효를 발휘시킨다는 근본원리가 있으므로 그 재료는 일반 시장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삼계탕에 인삼, 황기, 대추를 넣을테고, 둥글레차도 한잔 할테고, 식사할때에는 콩나물, 검은콩, 쌀, 연근 등등 재료가 들어갈게다.
이것들은 식품용의 농산물이며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고 유통을 하는데다가 값이 아주 저렴하다.
그러나,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재는 모두 의료용한약재로 등록이 되어 관능검사, 성분검사, 이산화황이나 중금속등의 유해물질 검사를 통과해야 유통이 가능하며 따라서 값이 매우 고가이다. 한의원에서 이런 심의인정이 된 한약재가 아닌 식품용 한약재를 두는 것은 불법이며, 만약 한의사 자신이 직접 정말 농약한번 안하고 순수하게 기른 약초라고 하더라도 식약청에서 검사를 받지 않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불결하고 유해물질이 있는 한약재는 한의원으로 아예 유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처방자를 보자.
우리나라에서 한약의 전체적인 처방과 조합, 변형을 할 수 있는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은 한의사밖에 없다. 그러나, 동네 건강원, 침쟁이, 약국, 한약국, 건재상에서는 늘~ 무언가 한약을 달이고 있으며 법적으로 제한된 것 이외에도 편법으로 이런저런 한약을 조제하기도 하는것이 실정이다.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의료용한약재의 원가부담때문에 일반 식품용한약재를 구입해 눈대중으로 슥슥 넣어 한약을 전탕하는 곳도 많이 있다. 간에 좋다면서 인진쑥 1Kg에 대추 한줌정도 넣고 달여서 간을 보하는 약이라고 판매하는 건강원들이 실제로 사방에 있다.
이런 건강원 사람 붙들고 GTP가 뭐냐? ALT가 뭐냐? C형간염의 경로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을때 과연 몇이나 찍어서라도 비슷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정리를 하자.
한약은 간 수치를 올릴 수 도 있고 내릴 수 도 있다. 담당 한의사에게 수술계획이라던가 현재 받고있는 치료내용을 이야기 하면 그에 맞춘 치료법과 처방을 해 주지만... 싼 값에 아무곳에서나 지은 대충대충한약을 먹었을때는 무슨 결과가 발생할 지 아무도 모른다.
제목에 있는 "수술전 한약을 먹으면 안된다"는 말은 "수술전 처방자의 전문성과 사용 약재의 안정성을 알 수 없는 한약을 먹으면 안된다"는 말이 더 옳다.
천안 나래한의원
041-555-7213
'환자교육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SI의 증상 (0) | 2009.05.01 |
---|---|
홍삼의 피해와 부작용 (0) | 2008.11.03 |
암예방침, 중풍예방침 (0) | 2008.02.05 |
위험한 상식 - 설사특효약 "황금탕" (0) | 2008.01.30 |
성경(레위기, 신명기)에서의 낙타고기 (0) | 2007.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