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목/성클리닉

2. 정력제의 허와 실(2011.01.13)

천안아저씨 2011. 1. 13. 15:29

영화 “뽕3”.  

어느 시골마을. 사내에게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 생겼다. 마을 최고의 미녀인 안악네(여자 주인공 이름)와 밤에 은밀한 약속을 잡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잠든 사이 몰래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문제가 생겼다. 아내가 잘 생각을 않는다. 사내는 아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섹스를 해서 재워야겠다고 계획을 세워 실행에 들어간다. 이미 몇 번을 했는지 이젠 더 이상 발기도 되지 않는다. 자신을 기다릴 안악네를 떠올리며 다시 한 번 힘내 보기로 한다. 비상수단으로 바가지에 담긴 계란을 먹고 발기를 시킨 후 다시 시작한다.

 

어느 카사노바의 비법전수가 있던 날 그가 강조한건 바로 ‘쵸콜릿드링크’이다. 처음만난 여자를 1시간 만에 집으로 끌어들이는 건 어차피 자신의 타고난 외모와 언변이며, 많이 경험할수록 점차 스킬이 늘게 되었지만 사실 만족스러운 섹스를 가져오는 건 바로 쵸콜릿드링크라고 자랑한다.

 

한 여자 연예인이 TV에 나와 얘기한다. 근래 남편에게 활어횟집을 차려줬다. 손님들이 남긴 회 한 점, 두 점 집어먹고 온 남편이 밤마다 너무 귀찮을 정도로 덤빈단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고기 집이나 차려줄걸”이라고 푸념을 한다.

 

회사원 A는 접대를 위해 저녁식사 장소로 참치 집을 잡았다. 코스 중간에 주방장이 들어와 직접 참치눈알을 손질하더니 사이다가 담긴 소주잔에 넣고 휘휘저어 마시란다. 그날 밤 A는 아내와 세 번 연거푸 부부생활을 하고도 잠시 후 또 발기가 되었지만 아내가 지쳐서 네 번째는 포기했다고 한다. 며칠 후 다시 찾아가 똑같은 식당에서 똑같은 메뉴를 먹었지만 그날 밤은 아무 반응이 없어 의아해 한다.

 

그 밖에도 정력에 좋다는 먹을거리들은 많이 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만 나열해도 끝도 없이 나온다. 굴, 사슴피, 마늘, 장어, 마, 뱀, 자라, 구기자, 나방의 누에고치, 잠자리, 산수유, 복분자, 참깨, 부추씨, 개고기, 해구신, 동충하초, 도롱뇽, 호두, 태반, 해마…이 중 몇 가지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되어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고 근거를 뒷받침할 논문도 몇 편씩 준비되어 있다. 이건 비타민E가 어쩌고, 아연이 어쩌고 생쥐 실험상 어쩌고 하는 근거까지 있고, 특허를 몇 개를 받았다는 것도 있고, CEO가 직접 TV광고에 나와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표현할 길이 없어서 안타깝다”고도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대부분이 효과가 없다.영화 “뽕3”의 배경은 일제시대. 보릿고개를 넘던 그 시절이라면 계란 한 알이 충분한 정력제가 될 수 있다. 보통 마른 사람들 중에는 쵸콜릿드링크가 아니라 설탕물만 마셔도 일시적으로 힘이 나는 경우가 있다. 처음으로 사장님 소리를 듣게 되어 정신적으로 고무되어 있었다면 활어회집이 아니라 고깃집을 차려줬어도 밤마다 아내에게 덤볐을 것이다. 평소 잘 안 먹던 종류의 비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한 경우에 일시적으로 정력이 증가되는 현상은 간혹 발견되는 일이지만, 한번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지 보통 두 번 다시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대부분의 정력제라 불리는 것들의 실체가 이렇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효과를 봤다더라며 권하는 것은 해 봐야 자기한테 효과 없는 게 다반사이고, 막상 추천을 해 준 사람도 나중에는 별로 재미를 못 본다며 그만두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력제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존재한다. 물론 변강쇠, 옹녀로 변신시켜 줄 수 는 없지만 “정력제”로 부를만한 것은 분명 존재한다. 다음 글에서는 정력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로 하자.

 

천안 나래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