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정력에 좋은 약 (2011.01.20)

이전 글에서는 소문으로 듣고 먹어본 정력제가 어째서 본인에게 효과가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번에는 정력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기로 한다.

 

 

http://igamer.deviantart.com/art/Superman-58019847

 

“선생님 아까 상담받은 OO씨 부인인데요. 남편하고 같이 진료실에 있었는데 기억하시죠? 아까 남편이 옆에 있어서 얘기는 못했는데, 이번 약 지을 때 정력에 좋은 약도 같이 넣어주세요”

 

남편의 자존심을 위해 몰래 전화한 부인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정력에 좋은 약’을 원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부부생활에 불만이 있긴 한것 같은데, 정확히 어느 부분이 불만족스러운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남자를 기준으로 섹스를 성욕, 발기, 피스톤운동, 사정의 단계로 나누어 본다면 이 전 과정에서 정상이거나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 때 정력이 좋은 것이라 말할 수 있고, 이 중 단 한 가지 과정에 문제가 있어도 정력이 약하다는 표현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정력에 좋은 약, 정력제를 요구할 경우에는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명확히 알려주지 않으면 처방하는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조금 노골적이거나 민망한 표현이 있겠지만 구체적 예를 살펴보자.

 

남자의 경우... 성욕이 없다. 성욕은 있지만 미약해서 섹스의 번거로운 과정을 겪고 싶지 않다. 성욕은 있으나 발기가 되지 않는다. 발기가 되기는 하지만 삽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른 상태이다. 전혀 이상이 없는 듯 했는데 섹스도중 발기가 풀려버린다. 흥분이 상승한다고 느끼자마자 사정이 되어 버린다. 도저히 오르가즘에까지 오르지 못해 사정이 되지 않는다. 섹스 후에는 며칠간 힘이 없어 빌빌거린다.

 

여자의 경우... 성욕이 없다. 성욕은 있으나 역시 섹스가 귀찮게 생각될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다. 하고는 싶은데 전희로도 흥분상태에 오르지 못한다. 애액 분비가 아예 없거나 윤활제 없이 삽입이 불가능 할 정도로 분비량이 적다. 배우자가 대단한 정력가가 아님에도 한번의 섹스에 수차례 기절을 하기도 한다. 오르가즘에 오르기 전에 지쳐버린다. 마치 줄이 끊어지듯이 중간에 흥분상태가 완전히 끊어져 버린다. 섹스 후 역시 며칠간 극심한 피로에 시달린다.

 

한의원에 정력문제로 찾아온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들이다. 본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이 글을 본다면 “어떻게 내 이야기를 저렇게 노골적으로 쓸 수 있는가”라며 화를 낼 지도 모르겠다. 본인은 자신만이 겪는 불편함으로 여기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료실에 들어와 마치 반복 재생하듯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니 오해 없기 바란다. 실제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도 자신에게 해당되는 증상 한두 가지는 발견했을지 모르겠다.

 

처음으로 돌아가 위에 언급했던 부인은 남편이 어느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말을 해 줬어야 한다. 물론, 전화통화로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다른 증상에 대한 진료를 마쳤으므로 원인을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정력제란 이런 원리에 따른다.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조루환자가 비아그라를 먹는다던가, 발기부전환자가 전복껍질을 먹는다던가 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며, 불감증 여성이 유정란을 먹었다고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는 일은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더 좌절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니라 섹스 전 과정 모두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정력에 좋다는 모든 음식을 다 먹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 역시도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력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지 벌써 두 번째 글 이지만 여전히 본론은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정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의 사전작업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음 기사에는 섹스의 전 과정에 불편을 겪는 경우를 살펴보고, 그 이후에 정력제에 대해 차근차근 다뤄보도록 하겠다.

 

천안 나래한의원 041-555-7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