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동성애자의 비율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으나 양성애자를 포함해도 10%를 넘기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며, 그 중 일부는 정신적인 질병에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단, 동성애자들 모두를 정신병으로 간주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이전 ‘오르가즘’관련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영국의 레즈비언중 상당수는 자신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남자를 찾지 못해 동성애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성애나 동성애를 떠나 자신이 즐기기 위해서 선택한 것일 뿐인데 이를 정신병이라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이 글의 소재는 어디까지는 질병으로 판단되는 동성애에 한정한다.
30대 후반의 A씨는 소외 화병이라 불리는 스트레스증후군과 공황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수년전 한의원에 내원한 미혼의 여성이다. 침이나 한약 치료만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판단돼 정기적인 상담치료를 하던 중 성적 정체성 이야기가 나오면서 스스로를 이반(동성애자)으로 밝혔다. 그녀는 이반 중에서도 여성적인 역할을 하는 ‘팸’에 해당하는데, ‘팸’의 경우에는 간혹 양성애의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많으며, 자신도 호기심에 남성과 섹스를 해 보았지만 별로 만족스러운 경우가 없었다고 한다.
그녀 역시 더 나은 쾌락을 위해 동성애자가 된 것일까?
A씨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알콜중독자인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에도 유독 아버지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그녀는 언제나 아버지를 의지하고 존경하는 맏딸이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술에 취해 자신에 방에 들어선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성폭행을 당하고는 정신적 충격에 빠졌지만, ‘아버지는 날 사랑하시니까’라며 스스로 수많은 핑계를 만들어 아버지의 사랑의 한 표현으로 간주했다. 간경화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일같이 술에 취해 다음날 기억도 못하는 아버지에게 시달리게 됐다.
성인이 된 이후 아버지 이외의 남자와의 첫 섹스는 알 수 없는 불쾌감만을 주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이성과의 섹스 경험이 있었지만 언제나 후회만 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성애자인 여성을 만나 처음으로 동성과의 섹스를 경험했고, 드디어 성적 쾌감을 알게돼 그 이후에는 완전히 동성애자가 됐다는 것이다. 남성의 역할을 맡는 ‘부치’를 자처한 적도 있었으나 자신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으며, 간혹 호기심에 이성과 섹스를 한 적은 있지만 역시 만족스러운 경우가 없어 자신은 동성애자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그녀는 남성 애인을 두고 있으며 아직은 스스로를 양성애자로 생각하고 있으나 근래 여성과의 섹스는 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수많은 장치가 있듯이 정신적으로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방어기제’라 부른다. 존경하는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춘기 소녀의 정신세계가 받은 충격은 상상하기 힘들 수준일 것이다. 사람에 따라 그 대응책은 달라 비뚤어지거나, 성적으로 문란해지거나, 혹은 이겨내지 못해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등의 반응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소녀의 정신세계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 자신을 지키도록 결정한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과 남성과의 사랑을 동일시 해버린 소녀의 정신세계는 그대로 성장해 성인이 된 이후에 결국 다른 남성과의 섹스에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불쾌감을 부여했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여성과의 섹스가 오히려 더 즐거울 수밖에 없게 된 경우라 하겠다.
동성애자였을 때와 현재를 비교해 언제가 더 행복한지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문제지만 만약 그녀가 사춘기 시절의 충격적 사건이 아니었으면 과연 동성애자가 되었을까? 사건직후 즉시 치료와 상담을 받았어도 동성애자가 되어을까?
아마도 동성애를 애초에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정신과적 상담과 치료를 받았겠지만 우연히 만난 동성애자와의 섹스 때문에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의 개선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지만 성적 정체성이 혼란할만한 시기나 충격적 사건 후에 동성애에 노출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예를 몇 가지 더 들어보기로 한다.
천안 나래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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