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그랑~ 소리가 내무반에 울려 퍼진다. 훈련병중 한명이 물을 마시던 스테인리스 컵을 바닥에 내던진 모양이다.
“내 이럴줄 알았다. 누굴 바보로 아나~ 어쩐지 이상하더라고”
내무반 안이 술렁거린다. 모두 그동안 미심쩍었던 일의 실마리를 잡았는지 주위에 있는 동료 훈련병들과 쑥덕거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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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의 나이에 논산 훈련소에 처음 들어온 K는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조조발기가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 체조를 하고, 구보를 하고, 정시에 식사를 하고, 적절한 노동을 하는 등 불침번 서는 것만 빼고는 건강에 더없이 좋을 만한 생활을 하고 있고, 애인과 떨어져 있어 욕구불만이 생길만할 시기가 되었는데도 아침에 전~혀 반응이 없다.
국방부에서 먹는 것으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판단한 K는 정력 감퇴제가 들어있을 만한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사회에 있을 때 콩자반에 약을 섞으면 표시가 안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동안 콩자반은 먹지 않았다. 기간병들은 먹지만 소대장 이상의 장교들은 먹지 않는 음식을 찾아봤지만 같은 식당에서 같은 반찬을 먹는 기혼의 장교들로 미뤄보아 식당에서 주는 음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됐다. 군필자들만 아는 음료 ‘맛스타’를 의심했지만 근래 결혼한 중대장이 즐겨 마시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던 어느날 훈련을 마치고 들어와 물을 마시기 위해 컵에 물을따라 마시는데 오늘따라 맛이 이상했다. 확인하니 맹물이 아니라 희뿌옇게 혼탁한 액체다. ‘아~ 내무반에 비치된 주전자의 마시는 물에 섞여 있는걸 몰랐구나’하며 분노해 컵을 내동댕이 쳤다.
K훈련병뿐이 아니었다. 다른 훈련병들 역시 상당수가 조조발기가 없어 불안해하고 있는 중이었다.
조조발기라는 것이 기상해서 가족들을 보기 전에 사그라져야하니 다소 평상시에는 불편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군대에서는 기상직후 군복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더더욱 불편할 만한 일이다. 차라리 없는 게 편하다. 그러나 국방부의 계략에 의한 모종의 약물에 의한 성욕감퇴현상이라면? 혹여라도 전역이후에도 어떤 장애를 발생시킨다면? 이라는 의문을 품게 된 모든 훈련병들은 내심 불안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물에는 정력 감퇴제가 섞여있지 않았다. 시골에서 지하수를 먹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염소소독을 할 때 나는 희뿌연 색깔과 고약한 냄새 때문에 착각을 한 것이다.
그럼 어디에 약이 섞여있었을까? 그건 알 수 없다. 실제로 국방부에서 정말로 몰래 어떤 약을 섞어서 훈련병에게 먹인다고 하더라도 군사비밀일 테니 확인은 불가능 할테고….
일단 그 훈련병들은 약을 먹이지 않아도 당연히 조조발기가 없었을 것이다.
당시 훈련병들은 공중보건의가 될 사람들이 4주간 군사훈련을 받는 중이었다. 공중보건의란 군복무 대신 3년간 보건소에 배치될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를 말한다. 1년 이상 국가고시 때문에 독서실에서 살다시피 한 졸업생, 3차병원급에서 진료와 시험에 찌들어있던 인턴, 담당 과장 부재 시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 외래환자를 보던 레지던트등 대부분이 이렇다 할 육체노동을 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사람들이 새벽부터 운동을 하고, 눈이 오는 날은 하루 종일 제설작업을 하고, 군사훈련을 하고, 교육을 받고, 청소를 하고, 처음 해보는 높은 수준의 육체활동의 결과물이었을 뿐이다.
군인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당수의 남성은 조조발기가 사라진 걸 발견한 후 그 동안의 부부생활 횟수를 가늠해 보고 정력 감퇴를 실감하게 된다.
피곤해서 퇴근 후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쓰러져 잠이 드는 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히 누적되는 피로를 견디지 못해 몸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그 중 한 가지가 정력 및 성욕감퇴인데, 사실 피로에 찌들어 있다 보면 정력이 감퇴되는지 신경 쓰지도 못하기 마련이며 늘 있던 조조발기가 없어진 것을 보고서야 드디어 실감이 나는 것이다.
급성 혹은 만성의 피로에 의한 조조발기 소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비타민도 영양제, 홍삼, 오메가3도 아무 도움이 못된다. 값비싼 보약도 심지어 최상급이라는 공진단 마저도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장기간 복용해야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조조발기가 없어 불안하다면 가능한 한 노동을 줄이고 업무상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금주하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흡연을 줄여보기를 권한다.
너무 현실을 무시한 교과서적인 해답이긴 하지만 원인 해결의 근본대책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면, 혹은 지키고 있으나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전문가에게 보여야 할 사항이지만 보통은 생활개선만으로도 다시 조조발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천안 신부동 나래한의원 남성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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